“교회에 나오지는 않는데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을 수 있을까요?”
K권사님의 전화를 받고 찾아갔습니다. 여러 차례의 큰 수술로 거동이 불편한 여성이었습니다. 입이 마르는지 물을 마셔가며 한 시간 정도 살아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21세 결혼 전까지만 해도 교회에 나갔는데, 믿지 않는 집에 시집을 오면서 신앙생활이 멈췄답니다. 그래도 늘 마음에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있었던가 봅니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절에서 장례 절차를 밟았는데, 주지 스님이 값비싼 염주를 건네며 위로하시더랍니다. 그런데 입에서 ‘나무관세음보살’이 아닌 ‘아멘’이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며칠 후 염주를 돌려드리며 자신은 하나님의 사람인 것 같다고 했더니, 스님도 하나님이 계시고 그 아래 예수님도 있고, 부처님도 있고... 그러더라며, 교회는 나오지 않았지만 늘 마음에 예수님을 그리며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5년 넘게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하면서 자녀들과의 관계도 멀어져 정서적으로도 많이 외로운 분이었습니다. 육신도 마음도 어려우니 기댈 분은 예수님 밖에 없고, 그래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손 모아 기도하기를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두 발로 걸어서 교회에 갈 수 없는 처지여서, 한번은 같은 빌라에 사는 어떤 교인에게 부탁을 했답니다. 당신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자신을 위해 안수기도를 해주실 수 있겠는지....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답니다.
마침 치아에 문제가 생겨 A장로님의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교회달력이 걸려있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렇게 저와 연결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직 기력이 없고 거동이 불편해 교회에 나올 수는 없지만, 집에서 속회를 드려주신다면 얼마든지 환영한다며 열린 마음을 전했습니다.
건강을 위해, 가정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드렸습니다. 세상의 의지할 끈이 모두 끊어져 버린 이때가 하나님을 붙잡을 때라는 것도 알려드렸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집을 나서는데 거실에 우리교회 달력이 걸려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그 자리에 절에서 준 달력이 있었다네요.
K권사님이 선물할 성경책을 사러 교회에 들르셨습니다. 저도 극동방송 들으시며 믿음을 키우시라고 라디오를 하나 주문했습니다. 2023년 새해에 온 성도가 생명 살리는 귀한 입술 되길 기도합니다. 오직 사랑만하며 생명 살리는 일만 하면 좋겠습니다. (2023. 1. 15)